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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30 역사상 가장 완벽한 기기 6


5년전까지 나에게 가장 완벽한 기기는 소니의 클리에 시리즈 중 TG50이라는 기종이었다.
이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했는데.
사진을 찍고 전화하는 것 외에는 다 할 수 있다고 대답을 하곤 했다.

실제로 나는 이 제품으로 mp3음악을 들으면서 e-book을 보았고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끄적였고 핸드스토리로 클리핑한 자료를 보았으며 메모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간단한 녹음을 했다. 또 만화책을 볼 수도 있었고 동영상을 볼 수도 있었다. 아참.. 때론 게임을 할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비주얼드같은 게임을 넣어놓고 다니면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었다.

QWERTY키보드는 기기에 편리함을 더해주었다. 팜에서 만든 텅스텐C라는 제품도 있었지만 이제품은 비록 속도는 빨랐지만 너무 뚱뚱해서 매력적이지 못했다. TG50은 얇고 매력적이고 조작이 쉬웠고 편리했다. 어디서든 꺼내들면 시선이 주목되었고 얼마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질문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B&O의 A8을 물려놓은 채로 영국에서 도난당한 후론 TG50을 다시 써본 적은 없다. 그러나 가끔 이 기기를 떠올리곤 한다. 이 기기는 정말 완벽했고 지금 다시 재출시를 하더라도 하나쯤 다시 구입할 용의가 있다.


그 이후엔 소니에서 TH55를 출시했다. 지금 삼성의 햅틱이나 옴니아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기기는 전화기능 말곤 다 할 수 있었다. 제품의 뒷면엔 비록 스펙은 낮지만 그런대로 쓸만한 카메라모듈을 탑재하고 있었다. 풀터치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넓은 화면이 주는 장점은 TG50이 주었던 입력의 편리함을 희생한 결과였다. TG50에 비해서 다소 무거웠고 액정이 깨질까봐 정말 조심스럽게 다루었던 기억이 있다.


  현존 가장 완벽한 기기는 바로 아이팟터치이다. (아이폰이 국내에도 들어와있었다면 아이폰이라고 적었을것이다. 아이폰은 카메라도 있고 전화도 되니까..) MP3플레이 기능은 물론 동영상재생, 웹브라우징 게임 일정관리 그밖의 기능들은 Appstore를 통해서 무한하게 확장되는 기기다. 문서를 작성해서 웹과 연동을 시킬 수도 있고 RSS피드를 이용해서 블로그를 구독하거나 트위터로 문자를 날리거나 스카이프 전화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날씨, 주식, 계산기, 사진첩, Pod cast구독 등등 생각나는 대로만 적어도 기능이 무한하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

  제품의 성격을 보자면 이 기기는 PDA라고 불러야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능적으로 무한하고 디자인도 나무랄 점 없이 완벽하다. 몇번 떨어뜨려도 아무 이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앞유리도 엄청나게 튼튼해 보인다. Youtube에서 못으로 액정화면을 긁어대도 멀쩡한 모습의 아이팟터치를 보여주는 영상이 등장할 정도로 액정부분은 기스에도 무척 강하며(이는 아이팟터치가 압력식 터치가 아니라 정전식 터치 방식이기때문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조차도 앞에는 액정보호비닐은 안씌우고 쓰고 있다. (뒷면 스텐인리스는 기스에 취약해서 보호필름은 뒷면에만 씌워서 쓰고 있다.)

요는 못하는 기능이 없고 디자인도 완벽하다는 것인데.. 이렇게 말하고 끝을 맺는다면 요즘 쏟아지는 휴대폰(햅틱이나 옴니아 제품군)들도 가장 완벽한 기기의 반열에 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기기의 진짜 매력은 UI(User Interface)에 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마인드부터 다르다. 복잡한 기능은 애초에 없거나 숨겨놓았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정말로 살아 숨쉰다! 알람을 지정할 때만 보더라도 로터리식으로 숫자를 돌려서 지정한다. 예전에는 그냥 하드웨어적인 버튼을 화면 위에서 한번 누르면 1올라가고 한번 더 누르면 1이 더 올라가고 이런 방식이었다면 1에서 30으로 올릴때 (현실의 로터리 다이얼 처럼) 만져서 싹 돌리면 주르륵 돌아가면서 숫자를 올리고 적당한 숫자에서 다시 잡아주면 돌던 로터리 다이얼이 멈추는 편리한 방식이다. 진정 아날로그적이다. 화면을 돌리면 편리하게 내용이 돌아가고 화면확대와 축소는 두 손가락으로 잡아서 벌리고 오므리면 된다. 물론 아이팟터치는 음악에 최적화 된 기기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소니의 디지털앰프가 탑재된 x1000시리즈나 코원의 S9제품과 비교해봐도 그러하니..) 정말 이 제품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작은 기기에 어떻게 Wifi를 구겨 넣었고 블루투스를 집어 넣었으며 스피커를 넣었을까? 심지어 iPhone은 같은 크기에 휴대폰 모듈까지 포함되어 있을 텐데.. 그런 부품은 어떻게 집어넣었을까?

아이팟 터치는 정말 지(知, 소프트웨어), 덕(, 인터페이스), 체(體, 하드웨어)를 제대로 갖춘 현존 최고의 완벽한 기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Ozah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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